콘텐츠 기획의 출발점, 고객이 되고 싶어 하는 자아와 믿음

소재가 막막한 이유는 아이디어 고갈이 아니라 대상의 자아상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왜 되고 싶은 자아를 소비하는지, 왜 비주얼보다 믿음을 먼저 확정해야 하는지를 콘텐츠 기획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 콘텐츠 소재가 막막한 주된 원인은 아이디어 고갈이 아니라, 누구의 어떤 자아상을 향해 말할지 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 생존 욕구가 해결된 사람은 되고 싶은 자아상에 맞춰 옷과 말투와 직업과 친구를 고르고, 브랜드 소비로 현실과의 간극을 좁힙니다.
  • 시각적 취향은 바뀌어도 굳게 믿는 철학은 잘 바뀌지 않으므로, 톤과 색보다 어떤 믿음을 가진 사람을 섬길지를 먼저 문장으로 확정해야 합니다.

무엇을 만들지보다 누가 되고 싶은지

강연과 인터뷰, 웨비나 같은 롱폼 영상을 쌓아둔 사업자에게 이 관점은 촬영 이후의 문제를 바꿉니다. 같은 영상에서 어느 대목을 잘라낼지 고를 때, 기준이 "어떤 장면이 재밌나"가 아니라 "내 시청자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무엇인가"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시청자가 어떤 콘텐츠를 굳이 공유하는 이유는 정보가 유익해서만은 아닙니다. "이걸 공유하는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자기표현이 함께 담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획의 출발점도 '무슨 소재를 다룰까'보다 '내 시청자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무엇일까'에 두는 편이 훨씬 뾰족해집니다.

Seth Godin의 『마케팅이다(This Is Marketing)』 2장 "마케터가 보는 법"은 이 출발점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꿈꾸고 결정하고 행동하는지를 보고, 그들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되도록 돕는 것이 마케터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ENLIT은 이 장을 콘텐츠 기획의 순서를 다시 세우는 기준으로 읽고, 그 순서를 롱폼 자산 운영까지 확장해 정리합니다.

사람들은 왜 제품이 아니라 자아를 살까요?

되고 싶은 자아란 사람이 내면에 품고 있는 이상적인 자기 이미지이며, 소비와 선택의 실제 기준이 되는 상입니다. 생존 욕구가 해결되고 나면 사람은 이 자아상이 되기 위해 옷과 말투와 직업과 친구를 고릅니다. 우리가 흔히 '나다움'이라 부르는 것도 실은 이 상에 가깝습니다.

현실 자아와 되고 싶은 자아의 거리

브랜드 소비는 되고 싶은 나와 현실의 나 사이 간극을 좁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됩니다. 성수동, 한남동, 여의도에 그 동네다운 사람이 모이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공간과 소비가 자아상을 확인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ENLIT이 주목하는 지점은 이 자아상이 개인마다 다른 듯해도 실제로는 집단화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동류 집단으로 묶이고, 마케터가 찾아야 할 것은 개별 취향이 아니라 이 집단의 상입니다.

롱폼 자산을 가진 사업자라면 영상 하나를 자를 때 이 질문을 먼저 놓을 수 있습니다. 이 클립을 본 사람이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느끼게 되는지가 정해지면, 어느 대목을 남길지가 함께 정해집니다.

화려한 이미지만 브랜드가 되는 걸까요?

'되고 싶은 자아를 판다'는 말은 '고급 이미지를 만든다'와 같은 뜻이 아닙니다. 이 오해는 자아상의 방향을 위쪽 하나로만 좁혀 버립니다. ENLIT은 이것을 가장 흔한 오독으로 봅니다.

화려함과 실용, 동등한 두 자아상

브랜드를 싫어하는 것조차 하나의 자아상입니다. 효율을 중시하고 노브랜드를 택하는 태도 역시 뚜렷한 캐릭터입니다. 화려한 엘레강스를 추구하는 사람과 군더더기 없는 실용을 추구하는 사람은 마케터에게 똑같이 유효한 대상입니다.

되고 싶은 자아는 위로도, 아래로도, 옆으로도 뻗어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정답은 아니며, 내 브랜드가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숏폼 제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급스러운 톤이 반드시 유리한 것이 아니라, 내 시청자가 되고 싶어 하는 방향과 영상의 결이 일치하는지가 반응을 가릅니다.

비주얼과 메시지 중 무엇이 먼저일까요?

브랜드가 먼저 확정해야 하는 것은 톤과 색이 아니라 어떤 믿음을 가진 사람을 섬길 것인가라는 문장입니다. 시각적 취향은 바꿔도 굳게 믿는 철학은 잘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순서를 뒤집어 비주얼부터 잡으면 서로 반대되는 믿음의 집단이 뒤섞여 브랜드가 애매해집니다.

믿음에서 출발하는 비주얼의 순서

확산되는 아이디어가 승리합니다. 마케터는 최소유효시장을 대상으로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개인적이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변화를 일으킵니다. 문화는 전략을 이기고, 심지어 문화가 곧 전략입니다.

여기서도 대상을 '모두'로 넓히면 힘이 빠집니다. "진솔함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 믿는 사람과 "진솔함은 무례에 가깝다"고 믿는 사람은 늘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ENLIT이 권하는 연습은 자기 자신을 하나의 캐릭터로 놓고 그 신념과 취향을 나열한 뒤, 그 캐릭터가 감정적으로 반응할 메시지를 여러 개 써 보는 것입니다.

롱폼을 숏폼으로 옮길 때도 자막 폰트와 색 보정보다 앞서는 결정이 있습니다. 이 클립이 누구의 어떤 믿음을 건드리는지가 정해져야 편집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시청자는 왜 콘텐츠를 굳이 공유할까요?

공유는 정보 전달인 동시에 자기표현입니다. 사람은 유익하다고 느낀 것을 전부 공유하지 않고, 공유했을 때 자기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지를 함께 계산합니다. 그래서 공유는 콘텐츠 품질만이 아니라 자아상과의 일치도를 반영한 신호입니다.

공유에 담기는 자기표현의 신호

이 관점을 받아들이면 기획의 질문이 바뀝니다. "무슨 소재가 남았지"가 아니라 "내 시청자가 이걸 공유하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가 첫 질문이 됩니다. 소재는 그 답에서 파생됩니다.

비주얼과 편집 기교는 그다음입니다. 무엇을 말할지, 누구의 어떤 믿음을 향해 말할지가 먼저 서 있어야 콘텐츠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미 찍어둔 롱폼이 있다면 이 점검은 오늘 바로 가능합니다. 채널의 메시지 한 문장을 다시 적고, 그 문장에 맞는 대목부터 숏폼으로 꺼내면 됩니다.

한눈에 비교

기획 요소 흔한 접근 자아상에서 출발하는 접근
첫 질문 무슨 소재를 만들까 내 대상이 누가 되고 싶어 하는가
대상 정의 인구통계와 취향 세계관을 공유하는 동류 집단의 상
자아상의 범위 고급·화려한 이미지만 상정 실용·반브랜드 지향도 동등한 자아상으로 취급
작업 순서 톤과 색을 먼저 확정 섬길 믿음을 문장으로 먼저 확정
공유의 해석 정보가 유익해서 공유 자기표현이 함께 담겨서 공유

오늘 바로 적용한다면

  • 내 채널이 섬길 대상을 한 명의 캐릭터로 놓고, 그 사람의 신념과 취향을 목록으로 적어봅니다.
  • 그 캐릭터가 감정적으로 반응할 메시지 문장을 여러 개 써 보고, 반대 믿음을 가진 집단은 제외합니다.
  • 확정한 메시지 한 문장을 기준으로, 쌓아둔 롱폼에서 꺼낼 대목을 다시 고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되고 싶은 자아를 판다는 말은 고급 이미지를 만들라는 뜻인가요?

아니요, 자아상의 방향은 위쪽 하나가 아닙니다. 브랜드를 싫어하는 태도, 효율을 중시하고 노브랜드를 택하는 선택도 뚜렷한 자아상입니다. 화려한 엘레강스를 추구하는 사람과 군더더기 없는 실용을 추구하는 사람 모두가 유효한 대상입니다.

브랜드 톤과 색은 언제 정하는 것이 좋은가요?

섬길 믿음을 문장으로 확정한 다음입니다. 시각적 취향은 바뀌어도 굳게 믿는 철학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에, 믿음이 먼저 서야 비주얼이 그 위에 정렬됩니다. 비주얼부터 잡으면 서로 반대되는 믿음의 집단이 뒤섞여 브랜드가 애매해집니다.

콘텐츠 소재가 매번 막막할 때 무엇부터 바꿔야 하나요?

소재 목록을 늘리기 전에 대상의 자아상부터 정의합니다. 소재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아이디어의 수가 아니라, 누구의 어떤 믿음을 향해 말할지가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아상과 메시지가 한 문장으로 정해지면 소재는 그 문장에서 갈라져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