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좇지 않는 브랜드 전략, New Balance 116년 고집 3가지
강자와 같은 방식으로 싸우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편안함, 스타 없는 커뮤니케이션, Made in USA라는 New Balance의 세 가지 고집과 그 사이에서 택한 변화를, 롱폼 영상 자산을 가진 브랜드의 콘텐츠 운영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3줄 요약
- 강자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면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New Balance는 편안함·스타 없는 커뮤니케이션·Made in USA라는 세 가지 고집을 116년간 지켰습니다.
- 고집만으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며, 2010년대 중반 라이프스타일 시장으로 넓히는 변화도 함께 택했습니다.
- 브랜드가 오래가는 조건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 미리 구분해 두는 것입니다.

강연·인터뷰·웨비나 같은 롱폼 영상을 쌓아둔 브랜드에게 '유행 포맷을 좇을 것인가'는 매주 돌아오는 질문입니다. 알고리즘이 미는 형식을 그대로 따라갈지, 아니면 이미 가진 자산의 결을 밀고 나갈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New Balance는 Nike와 adidas라는 강자 옆에서 따라가는 대신 자기 길을 고집해 온 브랜드입니다. 편안함, 스타에 기대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Made in USA. 이 세 가지를 116년간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변화를 택했습니다.
ENLIT이 이 사례에서 콘텐츠 운영으로 옮길 만하다고 보는 지점은 '고집'이 아니라 '고집과 변화의 경계선'입니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 원칙을 하나씩 살펴본 뒤, 롱폼 자산을 숏폼으로 운영할 때 무엇을 고정하고 무엇을 실험할지로 연결합니다.
편안함이라는 원칙은 왜 116년을 버텼을까요?
New Balance의 출발점은 디자인이 아니라 착화감이었습니다. 1906년 보스턴에서 이민자 창업자 William J. Riley가 발이 편한 신발을 연구하며 브랜드를 시작했고, 닭의 아치형 발톱에서 착안한 깔창이 첫 제품의 근거였습니다. 우체부와 소방관처럼 오래 서 있는 사람들이 먼저 단골이 됐습니다.

이 브랜드는 지금도 가로 너비별 사이즈를 유지합니다. 재고와 유통이 복잡해지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지한 선택이고, 그 대가로 편안함을 브랜드의 상징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원칙이 비용을 발생시킬 때 그것을 감수했는지가 상징 자산의 갈림길이었던 셈입니다.
성공의 신호탄은 1981년의 990이었습니다.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뜻을 담은 100달러짜리 최초의 운동화였고, 6개월 만에 5만 켤레가 팔렸습니다.
롱폼 자산을 다루는 브랜드에도 같은 질문이 옵니다. 조회수가 조금 덜 나오더라도 끝까지 지킬 한 가지가 무엇인지 정해두면, 매번 포맷을 갈아엎지 않아도 채널의 인상이 쌓입니다.
아빠 신발은 어떻게 문화 아이콘이 됐을까요?
New Balance는 오랫동안 '아빠 신발' 이미지였습니다. 그 이미지를 뒤집은 계기 중 하나가 Steve Jobs였고, 그가 애플 행사마다 991을 신으면서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이후 어글리 슈즈 열풍을 타고 여러 셀럽이 다시 주목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브랜드가 이 양극단 중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런던의 슈퍼모델과 오하이오의 아빠들이 함께 신는 신발이라는 식으로, 정반대의 두 세계를 하나의 카피 안에 동시에 담았습니다.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가치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좋았기 때문에 오래 살아남았고, 그렇게 축적된 시간이 뒤늦게 새로운 세대의 언어로 재해석된 것에 가깝습니다.
이미 찍어둔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된 강연 아카이브를 낡은 재고로 볼지, 지금 세대의 관심사에 맞춰 잘라낼 원재료로 볼지에 따라 자산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스타 없이 제품만으로 광고가 될 수 있을까요?
New Balance의 커뮤니케이션은 초기부터 제품 자체를 광고 모델로 삼았습니다. 이름조차 990이나 574 같은 숫자로 성능만 담백하게 전했고, 별도의 화려한 수식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광고에서도 노선은 같았습니다. 유명 스타 대신 평범한 사람과 제품만 등장시키는 'Endorsed by no one'이 대표적입니다. 이미지가 낡았다는 위기가 찾아온 뒤에는 Kawhi Leonard의 'fun guy' 캠페인처럼 경쟁사와 결이 완전히 다른 광고로 반전을 만들었습니다.
강자와 같은 방식으로 붙는 것은 자원이 적은 쪽에 특히 불리한 선택입니다. 위기 국면에서도 New Balance가 바꾼 것은 원칙이 아니라 표현의 강도였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숏폼에서도 화제성 있는 인물이나 유행 챌린지에 기대지 않는 대안이 있습니다. 롱폼 안에서 실제로 유용했던 대목 자체가 후킹이 되도록 자르는 방식입니다.
Made in USA라는 고집은 무엇을 남겼을까요?
세 번째 고집은 생산지입니다. 인건비가 10배에 이르고 숙련공도 부족하지만, New Balance는 프리미엄 라인을 여전히 미국과 영국 공장에서 만듭니다. 이 선택은 브랜드의 역사와 장인정신을 드러내는 슬로건이 됐고,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는 대응력의 원천이 되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의 고집이란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바꾸지 않기로 미리 정해 둔 원칙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원칙이 밖에서 확인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생산지처럼 검증 가능한 사실은 슬로건보다 강하게 작동합니다.
콘텐츠에서도 검증 가능한 고집이 더 오래 갑니다. 매주 같은 요일에 올린다거나, 편집으로 왜곡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독자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브랜드 인상을 만듭니다.
고집과 변화의 균형은 어떻게 잡을까요?
New Balance가 고집만 부린 것은 아닙니다. 2010년대 중반 Nike와 adidas가 비운 틈새를 파고들며 스포츠 마케팅과 콜라보로 라이프스타일 시장까지 넓혔고, Aimé Leon Dore 같은 브랜드와의 협업이 대표적입니다.

이현세 작가의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은 먼저 보내주고 오직 나만의 것을 찾으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서사가 116년의 축적과 글로벌 유통 위에서 성립했다는 점은 함께 봐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브랜드가 고집만 흉내 내면 차별화가 아니라 정체로 끝날 수 있습니다.
ENLIT은 이 사례의 핵심을 정체성과 표현 방식을 분리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지킬 것은 편안함이나 생산지처럼 브랜드의 정의에 해당하는 층이고, 바꿀 것은 광고 모델이나 협업 상대처럼 시장에 닿는 방법의 층입니다.
롱폼 자산을 가진 브랜드라면 메시지와 관점은 고정하고, 길이·자막·썸네일·플랫폼 같은 형식 변수만 실험 대상으로 열어두는 방식이 여기에 대응합니다.
한눈에 비교
| 항목 | 강자를 따라가는 방식 | New Balance가 택한 방식 |
|---|---|---|
| 제품 기준 | 유행하는 디자인과 실루엣 | 너비별 사이즈까지 감수한 편안함 |
| 커뮤니케이션 | 유명 스타 기용 | 평범한 사람과 제품, 'Endorsed by no one' |
| 제품명 | 이미지 중심의 네이밍 | 990, 574처럼 성능을 담은 숫자 |
| 생산지 |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이전 | 프리미엄 라인의 미국·영국 생산 유지 |
| 변화의 범위 | 원칙까지 유행에 맞춰 교체 | 원칙은 유지, 협업과 시장 확장으로 대응 |
오늘 바로 적용한다면
- 조회수가 덜 나와도 바꾸지 않을 원칙 한 가지를 문장으로 적어둡니다.
- 그 원칙과 별개로 실험해도 되는 형식 변수를 길이·썸네일·플랫폼 단위로 나열합니다.
- 쌓아둔 롱폼 중 지금 세대의 관심사로 다시 잘라낼 대목이 있는지 한 편만 골라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행 포맷을 아예 따라가지 않아도 되나요?
원칙과 형식을 나누면 둘 다 가능합니다. New Balance도 편안함과 생산지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협업과 라이프스타일 시장 확장이라는 변화는 받아들였습니다. 바꾸지 않을 층과 실험할 층을 미리 구분해 두는 것이 판단 기준입니다.
작은 브랜드도 고집만으로 차별화할 수 있나요?
고집만으로는 어렵습니다. New Balance의 사례는 116년의 축적과 글로벌 유통 위에서 성립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브랜드가 그대로 흉내 내면 차별화가 아니라 정체로 끝날 수 있습니다. 고집은 시장에 닿는 변화와 함께 움직일 때 자산이 됩니다.
스타나 화제성 없이 콘텐츠 반응을 만들 수 있나요?
제품이나 내용 자체가 설득력을 가지면 가능합니다. New Balance는 성능을 담은 숫자 이름과 평범한 사람이 등장하는 광고로 이를 실행했습니다. 롱폼 자산을 가진 브랜드라면 실제로 유용했던 대목을 그대로 잘라내는 것이 화제성을 빌리는 것보다 재현하기 쉬운 방법입니다.


